시내버스를 서울의 명물로 만들자
교통신문 기고문(2003년 5월)
시내버스를 서울의 명물로 만들자
– 안전하고 편안한 시내버스를 –
성북구청 교통관리과
정 인 화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는 이미 80년대에 올림픽을, 그리고 얼마전에는 월드컵을 훌륭히 치루어 전세계에 우리의 역량을 나타내었다. 그러한 역사에 길이 남을 큰일을 하는데 있어서 서울시의 역할과 노력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으며 세계에 서울의 위상을 한껏 높혔다.
그러나 아침에 출근하기 위하여 이용하는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를 타면서 느끼는 것은 그러한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스 색상과 차체 형상, 행선지 표지판, 차실안의 좌석 등이 제각기 달라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며, 거친 운전과 정유장에 어지럽게 늘어선 버스를 타기위하여 단거리 달리기를 해야 하는 등 아침 출근길부터 고달픈 일과를 매일 반복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 펼치기 시작한 버스우선 정책을 기대하면서 이 글에서는 안전하고 편안하며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바람직한 시내버스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바람직한 시내버스는 먼저 저공해엔진이어야 하고 차체는 자동변속기(Automatic Transmission)와 공기식 현가장치(Air Suspension System)가 기본으로 장착된 저상버스(Non-step)로서 타고내리는 문이 2∼3개로서 반드시 비상구가 설치되어야 한다.
엔진에 관하여는 이미 천연가스버스가 서울시의 1000여대를 포함하여 전국에 약 4000여대 운행되고 있어 이 글에서는 논의하지 아니한다.
먼저, 자동변속기와 공기식 현가장치를 살펴보자.
선진외국의 시내버스에는 이러한 장치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으나 서울 시내버스에는 고급좌석버스에 공기식 현가장치가, 도시형 입석과 좌석버스 일부에 자동변속기가 장착되어 있을 뿐이다.
시내버스는 운행특성상 운전자의 잦은 변속조작이 불가피한데 이는 운전자의 과로로 이어져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등 무리하고 거친 운전을 하게 된다.
급격한 출발로 승객에게는 짜증과 불편을 주고 자동차 각 부분에 무리한 충격을 주고 있으나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면 부드러운 출발과 가속운전으로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행하여 이용시민이 늘어나며 이는 바로 운송수입이 증가될 것이다. 또한 자동차 각 부분에 미치는 충격이 줄어들어 수명이 연장되어 보다 경제적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그리고 부드러운 출발은 배기가스(매연)가 적게 발생되므로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일부에서 자동변속기가 수동변속기보다 연료가 더 소모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최근의 버스.트럭용 자동변속기는 전자제어기술을 많이 채용하여 연료소모가 적거나 비슷하며 주기적인 클러치 디스크 교환작업이 필요하지 아니하여 정비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
또한 출발과 정지가 빈번하여 브레이크 라이닝이 과다하게 소모되는 시내버스에서는 잦은 라이닝 교체가 유지관리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변속기의 경우 전자제어로 엔진 브레이크 기능을 향상시키고 리타더를 사용하면 브레이크 라이닝 수명이 길어지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환경적으로도 브레이크 라이닝쪽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같은 유해 물질이 감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면 우리 서울의 환경을 보다 깨끗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동변속기는 선진국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소득수준이 비슷한 싱가폴, 대만, 태국 등도 시내버스에 의무적으로 장착하고 있으며, 승객에게는 안전과 편의성을 주고 운전자는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이용시민과 버스회사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게 된다.
이에 차령 3년 미만의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우리시에서 비용을 부담하여 자동변속기로 교체할 것을 제안한다.
공기식 현가장치의 필요성과 효과도 자동변속기와 마찬가지이다. 도로를 운행할 때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여 승차감이 매우 좋으며 승객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차량높이를 일정하게 할 수 있어 안전 운행을 할 수 있고, 더욱이 이는 버스바닥을 대폭 낮춰 저상으로 하는데 필수적이다. 또한 승하차를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버스가 정유장에서 멈춰 차체를 인도쪽으로 기울이는 차체 기울임 장치(kneeling system)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다.
둘째, 쉽게 타고 내릴 수 있게 저상이어야 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1980년대 후반에 저상(non-step)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하였고,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1997년에 처음으로 개발되어 현재 상당히 널리 운행되고 있다.
저상버스는 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여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 비장애인들이 이용하여도 승하차시간이 절약되어 정류장 무질서와 교통혼잡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저상버스는 엔진 배치, 동력전달장치, 현가장치 등이 기존의 시내버스와 상당히 다르나 이는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며, 서울의 도로 형편이 유럽이나 일본의 도시에 비하여도 손색이 없으므로 저상버스를 충분히 운행할 수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 제작한 저상버스가 시민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받으며 시범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구입가격이 기존 버스에 비하여 상당히 비싼데 이것은 정부에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세째, 타고내리는 문을 늘리고 넓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 도시형인 경우 2개 문으로서 좁은 앞문으로 타고 앞문보다 조금 넓은 뒷문으로 내리도록 되어있어 타고내리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정시운행할 수 없으며 이는 바로 정유장 무질서를 낳고 있는데 이를 앞쪽과 뒤쪽 그리고 가운데에 3개 문을 만들어 모든 문에서 동시에 타고내릴 수 있어야 한다. 카드판독기를 3개 문에 모두 설치하고 현금으로 타는 승객을 위하여 앞문에 거스름돈지급장치를 두면 된다.
얌체 승객을 염려하지만 세계를 놀라게 한 감동적인 월드컵 응원에서의 우리 시민들의 질서의식을 떠올리면 그것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먼저 2개 문을 가진 현재 운행중인 시내버스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타고내린다면 쉽고 빠르게 타고내릴 수 있게 되므로 정류장 무질서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네째, 이러한 시내버스에 반드시 갖추어야할 것이 비상구이다.
비상구란 그 자동차가 제작되어 운행하기 시작하여 폐차할 때까지 한번도 사용하지 않아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의 모든 버스에 비상구가 생략되어 운행되고 있는데 이는 안전불감증의 극치라고 할 수 있으며, 수십명의 승객을 태우고 비상구도 없이 운행하는 버스에서는 언제든지 원시적인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버스는 차체 바닥과 천정은 물론 양옆면에 깔려있는 각종 배선이 도화선 역할을 하여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버스안에 비상시 창유리를 깰 수 있다는 망치(?)가 아주 드물게 보이지만 두꺼운 자동차 유리가 쉽게 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유리를 깬다고 해도 현행 자동차안전기준에관한규칙에 의하여 만들어진 창문의 규격이 유효너비 1200 밀리미터, 유효높이 400 밀리미터 정도에 불과하며, 실제 지면과 버스의 창틀높이가 2미터 이상인데 날개가 달리지 않은 승객이 어찌 쉽게 탈출할 수 있을까? 그리고 버스 출입문이 압축공기와 전기로 여닫히므로 화재 등 비상시에 열고 탈출하기가 불가능하며 특히 시내버스는 계단이 많아 지하철을 이용하기에 불편을 느끼는 노약자나 부녀자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하루빨리 비상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버스의 내외장 주요부품을 규격화 및 통일화하여야 한다.
현재 시내버스는 종류가 많아 도시형, 순환형, 좌석형, 직행좌석 등이 있고 또한 경유사용버스와 천연가스버스가 있으며, 여기에 마을버스가 추가된다.
이렇게 종류가 많은 버스를 제작.공급하는 자동차제작회사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해마다 내외장 형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어 서울시내는 세계적인 버스 전시장이나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모델이 너무 자주 바뀌니까 이용하는 시민들도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며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실제 운수회사에서는 부품을 제때 구할 수 없다.
버스 뒷부분에 장착되는 제동등과 방향지시등의 형상과 부착위치를 살펴보자.
이것은 해마다 바뀌는 단골 메뉴인데 형상도 원형과 각형을, 개수도 2개에서 3개로, 위치도 위에서 아래로, 가로배열에서 세로배열로 하는 등 정말 복잡하게 조합하여 바꾸고 있다.
실례로 창틀이나 앞뒤유리를 구하려면 자동차 제작회사에서는 구할 수 없고 직접 부품제작회사에 최소한 수십대분 이상을 주문하여야 만들어 준다고 하니 어떻게 부품을 제대로 구하여 정비하고 운행할 수 있는가?
버스를 만드는 자동차제작회사는 사후관리용 부품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버스형상을 왜 그렇게 자주 바꾸는 걸까?
이에 필자는 각계각층의 중지를 모아 제작사별로 다르고 또한 같은 제작사라고 하여도 해마다 달라지는 버스의 내외장 형상을 규격화.통일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규격화.통일화대상은 먼저 문, 창틀, 앞뒤유리, 범퍼, 좌석, 손잡이, 각종 등화류 등으로 이들의 색상, 재질, 형상, 규격 등을 들 수 있다.
버스이용시민의 의견을 가장 중시하고 버스 운전자를 비롯하여 버스업체와 버스제작업체, 도시디자인 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우리 서울에 알맞는 모양으로 버스를 만들어 시민들이 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우리 서울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버스 제작비용은 물론 유지관리비가 상당히 절감되며 더욱이 부품의 재활용율을 높혀 폐기물 발생량도 줄일 수 있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이는 버스업체에 세금감면 등 재정지원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이용시민에게 보다 친근하고 익숙한 이미지를 주기 위하여 버스를 만드는 4개 자동차제작사가 서로 약속하여 내외장 주요 형상과 색상 등을 통일하여 버스를 만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택시는 시내버스를 무사고로 일정기간(10년 이상) 운전한 운전자중에서 개인택시 운전 희망자를 선발하여 소정의 교육을 받은 운전자만이 운전하도록 현행 개인택시 면허제도를 개선할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근무하고 있는 시내버스운전자의 사기를 높혀 시내버스운전자 부족문제를 다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버스와 택시의 안전운행을 이룩하고 개인택시 면허관련 부조리와 민원도 상당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맺는 말
우리의 자동차 제작기술로 이러한 시내버스를 충분히 만들 수 있으며, 서울에서도 하루빨리 국제적인 위상에 걸맞는 세련되고 친근한 모습의 시내버스, 모든 시민한테 사랑받는 시내버스, 서울을 상징하는 시내버스를 제때에 안전하고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










